2014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La Famille Bélier) 음악을 사랑하는 소녀와 그녀의 농인(청각장애인) 가족이 만들어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전 세계 관객들의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성장 드라마를 넘어, 장애를 가진 가족과의 소통, 개인의 꿈과 가족 간의 갈등, 그리고 독립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는데, 이후 2021년에는 할리우드에서 《코다》(CODA)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줄거리
영화의 주인공 폴라 벨리에(루안 에머라 분)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에서 부모님과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그녀의 가족은 일반적인 가족과는 조금 다른데, 부모인 로드 벨리에(프랑수아 다미앙 분)와 지질 벨리에(카린 비아르 분), 그리고 남동생 킨 벨리에(루카 겔베르 분)는 모두 농인이다.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폴라는 부모님의 농장 운영을 돕고, 그들의 사회생활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평범한 학생으로 지내던 폴라는 우연히 음악 선생님 파비앵 토마송(에릭 엘모스니노 분)의 눈에 띄게 된다.
그는 폴라가 남다른 음악적 재능을 가졌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녀에게 음악을 공부할 것을 권한다.
파비앵 토마송은 주인공인 폴라에게 파리의 마네 음악학교에서 열리는 입학 오디션을 추천하며, 폴라가 자신의 가능성을 널리 펼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폴라는 고민에 빠진다. 지금까지 가족과 세상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왔던 그녀가 음악 공부를 위해 집을 떠나면 남겨진 그녀의 가족들은 의사소통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여러 문제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폴라는 자신의 꿈과 가족에 대한 책임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폴라가 오디션에서 부르는 미셸 사르두(Michel Sardou)의 곡 〈Je vole〉(나는 날아간다)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장면은 주인공인 폴라의 음악적 재능을 드러내는 순간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부모님에게 자신이 독립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전하는 방식이 된다.
노래 가사 속에는 폴라의 내면적인 갈등과 그럼에도 변함없는 가족을 향한 사랑이 담겨 있는데, 그녀는 무대에서 노래를 부름과 동시에 수어를 사용함으로써 오디션장에 온 부모님에게 숨겨왔던 그녀의 마음을 전한다.
결국 폴라는 가족을 사랑하는 딸의 마음과 음악에 대한 애정을 알게 된 부모님의 이해와 지지를 받으며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게 되고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함께 공감하게 된다.

《미라클 벨리에》와 《코다》의 비교
두 영화 모두 농인(청각장애인) 가족 속에서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딸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주인공이 가족의 중요한 의사소통 창구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갈등을 그려냈다.
음악에 대한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을 지지해주는 주변 인물이 있지만, 주인공을 제외한 가족 구성원은 모두 소리를 듣지 못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작 가족의 이해를 받지는 못한다.
음악이라는 요소는 부모와 자녀 간의 세대 갈등은 물론, 장애와 비장애를 둘러싼 갈등을 부각시키는 상징으로서 작용된다.
영화는 장애를 다루면서도 무겁지 않게 유머와 따뜻한 감동을 함께 담아내서, 가족 간의 일상적인 갈등과 유머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관객들이 편안하게 공감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같은 요소를 풀어가는 영화지만 두 영화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점이 존재한다.
《미라클 벨리에》는 프랑스의 전형적인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며 주인공 가족은 낙농업을 운영한다는 설정이지만, 《코다》는 미국 매사추세츠의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하며, 주인공 가족은 어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어서 농업과 어업이라는 차이는 영화의 분위기와 갈등 요소에도 영향을 주며 배경과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미라클 벨리에》에서는 프랑스 가수 미셸 사르두(Michel Sardou)의 샹송이 중요하게 사용되었는데 특히 주인공이 부르는 〈Je vole〉(나는 날아간다)는 영화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코다》에서는 조니 미첼(Joni Mitchell)의 〈Both Sides Now〉를 활용해 감동을 배가시켰다.
농인 배우의 캐스팅 여부에서도 두 영화는 차이가 있다.
《미라클 벨리에》에서는 부모님 역을 청인 배우들이 연기했지만, 《코다》는 트로이 코처(Troy Kotsur), 말리 매트린(Marlee Matlin) 등 실제 농인 배우를 캐스팅했으며, 트로이 코처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농인 배우로서 큰 업적을 남겼다.
《미라클 벨리에》가 가족 내의 갈등과 주인공의 성장 서사에 집중했다면, 《코다》는 여기에 더해 어업면허 문제와 농인 공동체와 사회적 차별, 소수자 포용 문제 등 사회적 이슈도 부각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깊이 다뤘다는 것도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영화에 담긴 진심
영화를 연출한 에릭 라티고 감독은 인터뷰에서 《미라클 벨리에》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이 영화는 단순히 장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과 소통, 그리고 꿈을 향한 도전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동정의 대상으로 그리지 않으려 했다. 벨리에 가족은 유머와 따뜻한 사랑이 넘치는 가족이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러한 감독의 의도는 영화 속에서 부모님이 보여주는 개성 넘치는 모습과 유머러스한 장면들에서 잘 드러난다.
농인 캐릭터들을 단순히 ‘불편한 존재’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유머와 개성을 가진 평범한 가족으로 표현하고자 한 감독의 노력은, 이 영화를 접하는 관객들이 갖고 있던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꿔준 작품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미라클 벨리에》의 촬영 과정은 배우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으며, 특히 수어와 음악을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점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
농인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하기 위해 몇 달 동안 수어를 배우고 실제 농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몸짓과 표정, 대화 방식을 익혔다.
주인공의 아버지 역할을 맡은 프랑수아 다미앙은 "단순히 수화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몸짓과 표정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수화를 배우면서 우리가 평소 얼마나 소리 중심의 대화를 하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인터뷰 한 바 있다.
《미라클 벨리에》의 촬영 과정은 단순한 영화 제작을 넘어,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도 새로운 경험과 깨달음을 안겨준 시간이었으며 그들의 노력이 모여 진심 어린 감동과 현실적인 연출이 담긴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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